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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독서감상문

📚 독서감상문 기록장 – 《죽이고 싶은 아이》

도서명: 죽이고 싶은 아이
저자: 이꽃님
출판사: 우리학교 (2021년)

📖 줄거리 

《죽이고 싶은 아이》는 왕따와 학교폭력이라는 민감하고 무거운 주제를 이꽃님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소영’은 친구들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연우’를 만난다. 연우는 과거에 당했던 따돌림과 폭력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며, 그 고통의 무게는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크다. 소영은 처음에는 연우를 두려워하고 멀리하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연우가 겪었던 상처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이야기를 단순한 가해자-피해자의 구도로 나누지 않고, 아이들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과 심리적인 균열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특히 연우가 품고 있는 ‘죽이고 싶은’ 마음은 단순한 증오가 아니라, 이해받지 못한 고통과 외면당한 절망의 외침처럼 그려진다. 이야기 속에서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 존재하는 권력 구조, 침묵의 공범자들, 그리고 방관의 책임이 명확히 드러난다. 친구를 괴롭히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아이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런 환경 속에서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게 되는 아이들. 이꽃님 작가는 이 모든 것을 독자가 직접 마주하게 만들며, 쉽게 판단하거나 감정을 소비하는 것을 경계하도록 이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사건 중심의 전개보다는, 인물 내면의 변화와 감정 흐름에 집중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만든다.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독자 스스로가 용서와 이해, 분노와 연민 사이에서 무겁게 고민하게 만든다.


 

💬 느낀 점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으며 처음엔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소설의 분위기와 인물들이 마주한 상황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마치 내가 그 교실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죽이고 싶다’는 말은 너무 충격적이었고, 한편으로는 그 말이 나오는 데까지 연우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외로움과 분노 속에서 버텨왔는지를 떠올리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학창 시절에 누군가를 괴롭히지도 않았고,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방관자’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다. 연우를 외면한 어른들, 묵인한 선생님, 침묵한 친구들 모두가 그 아이를 ‘죽이고 싶은 마음’으로 몰아넣은 공범자일지도 모른다. 소영처럼 나도 처음에는 연우를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두려움 이면에 있는 깊은 외로움과 애처로움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이 소설은 단지 청소년을 위한 책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거울과도 같은 작품이다. 학교폭력이라는 말로 쉽게 정리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들, 말하지 못한 감정들, 그리고 이해받지 못한 삶이 얼마나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은, ‘이해’라는 단어는 말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마음을 나누려는 노력 없이 공감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내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다리, 그리고 그 다리가 무너졌을 때 얼마나 많은 감정이 망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뼈아픈 이야기였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책이다.

 

외로움 반장 책 표지 이미지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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