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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감상문 기록장 – 《지구 끝의 온실》
📌 도서명: 지구 끝의 온실
✍️ 저자: 김초엽
🏢 출판사: 자이언트북스
📖 줄거리 요약
《지구 끝의 온실》은 대재앙 이후 인류가 선택한 서로 다른 생존 방식과 그 안에 담긴 희망과 윤리, 과학과 자연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는 김초엽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이야기는 ‘파란’이라는 생물학적 재앙이 지구를 휩쓸면서 시작됩니다. 식물이 빠르게 번식하고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이 바이러스적 재난은 인류를 벽 안으로 밀어 넣고, 철저한 격리와 통제를 기반으로 한 생존 공동체인 ‘타운’이 형성됩니다. 이 타운은 질서와 통제를 중시하며, 개별의 자유보다 전체의 안녕을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타운의 질서 이면에는 ‘그린홈’이라는 또 다른 공동체가 존재합니다. 이곳은 폐허 속에서도 식물을 키우며 생명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터전이자, 타운과는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닌 공간입니다. 주인공 아영은 타운의 관리자로 성장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과거 ‘그린홈’의 생존자였던 자신의 유년기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녀는 과학자 리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린홈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파헤치고, 자신이 믿어온 체계가 과연 진실이었는지, 파괴된 생태와 인간의 선택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타운의 생존 기록자 아영과 과거 그린홈의 생명공학자 리안의 시점을 교차해 가며 전개됩니다. 그렇게 독자는 점점 타운의 질서가 지닌 불완전함, 그리고 그린홈의 인간적인 연대가 지닌 소중함을 인식하게 됩니다. 기술과 통제가 아닌 생태와 공존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의 고통과 용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희망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지구 끝의 온실》은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인간의 윤리성과 자연과의 관계를 성찰하게 만드는 특별한 SF 소설입니다.
💭 느낀 점
이 책은 나에게 '생존'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지 살아남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파란’이라는 재난은 분명 공포스럽고 위협적이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공동체 안에서 타인을 감시하고, 자유를 억압하며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리안이었습니다. 그는 생명공학자로서 과학의 힘을 믿었지만,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실험실이 아닌 온실에서, 연구논문이 아닌 작은 식물에서 진정한 생명의 가치를 배웁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연구와 기록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철학과 윤리로 느껴졌습니다.
아영의 내면 변화 또한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타운에서 규율을 지키며 살아온 그녀가 과거를 돌아보고, 진실을 마주하며, 점차 다른 가치로 옮겨가는 과정은 매우 인간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녀의 혼란과 갈등, 그리고 끝내 그린홈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용기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환의 메시지처럼 다가왔습니다.
《지구 끝의 온실》은 단순히 SF 소설이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통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기술의 진보와 함께 따라오는 책임, 공존과 경쟁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더 이상 '성장'만을 외치는 사회보다,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세상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읽는 내내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그 감정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지구 끝의 온실》은 내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지를 묻게 하는 특별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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