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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독서감상문
홍학의 자리-독서감상문

📚 독서감상문 기록장 – 《홍학의 자리》

📌 도서명: 홍학의 자리
✍️ 저자: 정해연
🏢 출판사: 엘릭시르


📖 줄거리 요약

《홍학의 자리》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바탕으로 인간 심리의 어두운 이면을 치밀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정신과 의사인 ‘주연’은 어느 날,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범죄심리학자인 ‘은호’와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과거의 기억과 사건을 공유하며,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어느 순간 예기치 않은 살인 사건이 그들의 삶을 흔들기 시작한다. 주연이 담당하고 있던 환자의 자살, 그리고 그 자살과 연관된 듯한 의문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처럼 보이지만, 점차 퍼즐 조각처럼 이어지며 섬뜩한 진실을 드러낸다.

소설의 배경은 병원과 주연의 내면을 교차로 오가며 독자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전달한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의 상처와 마주하는 주연의 감정선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를 통해 독자의 마음 깊숙이 파고든다.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은 인간의 불안정한 감정, 외상 후 스트레스, 타인에 대한 불신 등의 요소를 강하게 부각하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홍학의 자리》는 ‘믿음’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되묻는다.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과연 우리는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이 질문을 인물의 관계를 통해 던지며, 독자에게 단순한 해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마지막 반전은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기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단순한 범죄소설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상처를 파헤치는 심리 드라마에 가깝다.


💭 느낀 점

《홍학의 자리》를 읽고 난 뒤,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잔상이 있었다. 그것은 단지 살인 사건의 여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심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얼마나 타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얼마나 쉽게 믿음을 배반할 수 있는 존재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소설 속 주연은 타인을 진료하며 스스로를 치유하려 하지만, 결국 자신 역시 깊은 상처 속에서 헤매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작가가 묘사하는 인물들의 내면이었다. 모두가 상처를 안고 있고, 누구도 완전히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이 복잡하고 섬세한 인물 설정은 현실감을 더하며, 독자를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홍학'이라는 상징이 주는 이미지, 즉 아름답지만 위태로운 존재로서의 인간상은 이야기 전반을 아우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 또한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왔던 기억이 떠올랐고, 과연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온전히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정해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단지 이야기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는 과연 내가 선택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틀 속에 갇힌 결과물인가? 《홍학의 자리》는 그런 존재론적 질문까지도 독자에게 건넨다. 무겁지만 필요한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나는 다시 한번 문학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은 범죄와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할 용기를 묻는 메시지가 숨어 있었다. 한 번쯤 자기 삶의 ‘자리’를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홍학의 자리 책 표지 이미지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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