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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감상문 기록장 – 《춘향전》
📌 도서명: 춘향전
✍️ 그림/만화: 백범영 · 번역: 송성욱
🏢 출판사: 민음사
📖 줄거리 요약
《춘향전》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고전 소설로, 양반 이몽룡과 기생의 딸 성춘향의 사랑과 절개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남원 부사의 아들인 이몽룡은 단옷날 그네를 타는 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은 신분을 초월해 사랑에 빠지고, 이몽룡은 춘향과 혼인을 약속한 뒤 서울로 떠난다. 그 사이 변학도라는 새로운 부사가 부임하고 춘향에게 수청을 강요하지만 춘향은 이를 거부하고 옥에 갇힌다.
한편 과거에 급제한 이몽룡은 암행어사로 변장해 남원에 돌아오고, 춘향을 구출하며 변학도의 부정을 밝히고 응징한다. 이후 춘향은 정식으로 이몽룡과 혼인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춘향전》은 신분 차이, 여성의 정절, 부패한 권력에 대한 비판, 의로운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대표적인 판소리계 소설로,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이야기 중 하나다.
작품 속 사건 전개는 단순한 사랑의 서사를 넘어, 당시의 사회 구조와 권력의 문제, 계층 간의 긴장 관계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특히 춘향이 처한 환경—기생의 딸이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모습—은 신분 제도가 절대적인 시대에 ‘개인’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변학도라는 악역을 통해, 권력을 가진 자의 오만함과 이를 감시하는 암행어사의 역할은 당시 조선 사회의 정치 제도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담고 있다.
《춘향전》은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고 재해석되어 왔고, 그만큼 보편적인 감정과 가치가 담긴 이야기다. 줄거리는 명확하지만, 인물의 행동과 선택이 주는 상징성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춘향이라는 인물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한 여성’으로만 그려지기에는 너무 강인하고 주체적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고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도 함께 전해준다.
💭 느낀 점
《춘향전》은 단순한 로맨스 이야기가 아니다. 그 속에는 신분의 벽을 넘은 사랑, 권력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존심, 여성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지키려는 강인함이 모두 담겨 있다. 춘향이 수청을 거부하며 감옥에 갇히는 장면에서는 단순한 사랑의 서사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엄을 끝까지 지켜낸 한 인간의 위엄이 느껴진다.
특히 나는 춘향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며 말 한 마디 굽히지 않는 장면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다. 흔히 고전 속 여성 인물들은 수동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곤 하지만, 춘향은 정반대다. 사랑 앞에서는 순수하지만, 부당한 권력에는 단호한 그녀의 태도는 오늘날의 여성상과도 맞닿아 있다. 어쩌면 그 시절 춘향은 지금 시대의 ‘페미니스트’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
( 📌 페미니스트 : 여자가 일을 한다고 이상하게 보지 않는 것、 남자가 감정을 표현해도 약하다고 하지 않는 것、 누구나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등)
또한 이몽룡이 암행어사로 돌아와 춘향을 구하는 장면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며, 정의가 승리하는 고전 서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몽룡의 역할이 없었더라면 과연 춘향의 운명은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면, 여성 스스로의 생존이 얼마나 어려운 시대였는지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나는 《춘향전》을 통해 단순한 옛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의 자존과 정의,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깊은지를 느꼈다. 춘향의 절개는 누군가의 딸, 연인, 아내가 아닌 ‘나’라는 존재로서 삶을 지켜낸 이야기였고, 그렇기 때문에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그 모습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군가의 기대나 판단보다 내 스스로를 먼저 존중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너무 애썼던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겉으로는 바라지 않았던 것 같지만, 그 기대가 조금이라도 내 안에 있었기에 상처도 더 컸던 것 같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결국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내 마음에 기스가 생겼던 것이다. 생각을 달리하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후부터는 그런 상처들이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다. 이제는 사랑하는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춘향전》 속 춘향처럼 말이다.
고전이 오래 살아남는 이유는 단지 이야기 구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간 본연의 가치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춘향전》을 읽으며 나는 과거를 배웠고, 현재를 되돌아보았고, 미래를 상상하게 되었다. 춘향의 이름이 곧 하나의 상징처럼 남은 것도, 그녀가 시대를 거슬러 살아낸 진정한 ‘존재의 힘’ 덕분일 것이다.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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