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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감상문 기록장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도서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e-book)
✍️ 저자: 윤동주
🏢 출판사: 소와다리
📖 줄거리 요약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단순한 시 모음이 아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절망의 시대를 살아간 한 청년 시인의 고뇌와 결의, 순결한 양심이 담긴 고백이다. 시인은 조국을 빼앗긴 시대에 태어나, 그것을 견디며 살아가야 했던 부끄러움을 노래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는 고백은 윤동주의 시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이 시집을 읽으며 나는 문학이 어떻게 한 사람의 윤리와 정신을 지켜내는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 시집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서시」, 「별 헤는 밤」을 비롯해, 삶의 의미를 되묻는 많은 작품들이 담겨 있다. 그 시들은 짧지만 단단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시인의 언어는 꾸밈이 없고, 오히려 그 순수함이 시대의 잔혹함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윤동주는 화려한 수식이 아닌 절제된 고백을 통해, 자신과 시대를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이토록 부끄러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가?
💭 느낀 점
내가 이 시집을 읽으며 가장 깊게 공명한 부분은 ‘자기 검열’이라는 말이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이 주는 억압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가장 무서운 건 ‘자기 양심의 목소리’ 아닐까. 윤동주는 남들이 몰라주는 부끄러움,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죄책감을 시로 써냈다. 그 솔직함이야말로 이 시집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자식들을 키우며, 때론 엄마로서 소리를 지르고 후회하는 나날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한 점 부끄럼 없이’라는 문장을 떠올린다면, 어쩌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윤동주의 시는 나에게 완벽한 인간이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끝없이 반성하고 다시 걷기를 권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시집을 마음의 거울처럼 곁에 두려 한다. 우리가 잊고 사는 부끄러움의 감정이, 이 시대엔 가장 절실한 ‘양심’ 일지도 모르니까. 문득 드는 생각은 참 단순한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무얼 배우고 실천하고 행함에 있어서 실수가 있을 수 있고, 생각지도 못한 어이없는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런 실수가 나에게 처음이듯, 아이에게도 모든 일은 '처음'일 수 있다. 부모로서 무엇인가의 평가의 잣대를 자기에게 겨누는 것처럼 아이에게도 겨눈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온화해질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된 게 본인들은 젊은 시절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놓고, 정작 아이들에게는 치밀한 통제를 가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마음의 베풂은 인색하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다. 내가 충분히 마음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아이가 마음을 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는 것은 얼마나 일방적인가. 부모가 자녀에게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키우면서 정신적인 것, 물질적인 것 모두 진심으로 보여주었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정직한 반성이야말로 윤동주가 말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의 핵심 아닐까. 확실히 소설을 읽는 것과 시를 읽는 것은 다르다. 시는 여백이 많고, 그만큼 상상의 여지도 크다. 작가의 생각을 넘어서 내 삶을 이입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며 윤동주의 시선에서 출발해, 나의 일상과 나의 반성에 도달했다. 그것이 바로 시가 가진 힘이고, 이 시집이 오래도록 기억될 이유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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