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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감상문 기록장 – 《혈의 누》
📌 도서명: 혈의 누
✍️ 저자: 이인직
🏢 출판사: 내츄럴
📖 줄거리 요약
《혈의 누》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조선 말기부터 개화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격변 속에서 쓰인 소설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옥련'이라는 이름의 여성이 있다. 그녀는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인신매매를 당해 일본과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미국에서는 스코트 박사라는 선한 외국인의 도움으로 구조되어 교육을 받고, 결국 스코트 박사의 아들과 결혼하게 된다. 이후 조선으로 돌아와 신문명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삶을 펼친다. 이 소설은 단순한 개인의 성장 이야기를 넘어, 조선 사회의 구습에서 벗어나려는 작가의 사상이 반영된 계몽적 텍스트이다. 특히 여성의 교육, 인권, 개화사상 등 근대화의 상징적 요소들이 '옥련'의 삶을 통해 드러나며, 독자는 그녀의 변화를 통해 당시 사회의 문제와 개혁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또한 이인직은 '스코트 박사'라는 외국인을 통해 국제적 시각과 휴머니즘을 보여주며, 폐쇄적인 조선 사회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전한다. 고통과 비극을 딛고 자아를 찾아가는 옥련의 모습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개척자로서의 상징성을 가진다. 《혈의 누》는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던 여성의 자립과 교육, 그리고 국제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계몽 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 느낀 점
《혈의 누》를 읽으면서 나는 한 인간이 사회의 억압 속에서도 어떻게 자아를 찾아가고, 또 그 자아를 통해 사회를 바꿀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옥련은 분명 피해자였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인신매매 피해자의 삶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오히려 그녀의 삶은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극적인 반전이 있었다. 스코트 박사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구출되고, 미국식 교육을 받아 보호와 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세상에 과연 인신매매를 당한 이 중 몇이나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마치 오아시스 사막에서 반지를 찾는 것처럼, 불가능에 가까운 행운이었다.
그렇다고 해서(그런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누구나 옥련처럼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교육을 발판 삼아 자기 자신을 만들어갔고, 결국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여성 계몽과 교육을 위해 헌신했다. 자신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은 사회에 다시 돌아가 사회적 실천을 하는 일,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녀처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옥련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도망치기 쉬운 상황에서, 그녀는 끝없이 노력하며 삶을 개척해 나갔다.
현대를 살아가는 나로서는 오히려 기회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피곤해서’, ‘귀찮아서’, ‘게을러서’라는 이유로 변명을 늘어놓은 적이 많았다.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혈의 누》는 단지 한 여성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나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아쉬움이 조금은 남아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삶은 그 아쉬움이 덜하도록 더 꼼꼼히 준비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결국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옥련처럼 묵묵히, 단단히, 그러나 분명하게 걸어갈 때 이루어진다. 그녀의 이야기는 그렇게 내 안의 작은 불씨를 건드렸다.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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