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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 책 소개
제목: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저자: 하태완
출판연도: 2025년 3월
출판사: 북로망스
📖 줄거리 요약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는 에세이스트 하태완이 전하는 '지친 삶 속 작은 안식처'에 대한 이야기다. 책 제목 속 ‘낙원’은 단순한 이상향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안에 존재할 수 있는 소중한 내면의 공간을 상징한다. 작가는 우리가 세상에 상처받고 지칠 때마다 되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낙원’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전한다.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상처받은 마음', '혼자라는 외로움', '사랑의 회복', '다시 나아가기'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짧은 글들이 이어진다. 일상의 순간들, 스쳐 간 인연, 때로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회고 속에서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응시하며,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반복한다. 특히 이 책은 감정에 빠지기보다 감정을 가만히 들어주는 태도를 견지한다. “힘내라는 말 대신, 그냥 거기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책 속에는 독자들의 사연도 간간이 등장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작가가 전하는 글들은 마치 오랜 친구의 편지처럼 다가온다. 하태완의 문장은 단정하고, 그 안에 함축된 위로는 독자의 마음을 찌르지 않고, 감싸 안는다. 잊힌 것 같던 내면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고, 결국 ‘낙원’은 바깥이 아닌 우리 안에 있음을 일깨운다.
💬 인상 깊은 문장
“낙원은 먼 곳이 아니라, 당신 안에 있는 작은 안심의 공간일지도 몰라요.”
멀리서 찾던 행복이 내 안에 있다는 깨달음이, 조용한 울림으로 남는다.
📝 새빛맘의 감상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한 문장의 숨결이었다. 내가 겪은 상처와 지침, 되풀이되는 하루 속 외로움까지도 이 책 속에서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로 다뤄진다. 작가의 문장은 조용하지만, 내 안의 무거운 마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마치 누군가가 내 속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다정히 토닥여주는 것처럼.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던 건, 오빠의 전화 음성 “요새는 괜찮니? 견딜만하니?”라는 말이었다. 하태완의 문장은 그런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지인 같았다. 직접적으로 위로하지 않지만, 묻고 기다려주고, 함께 있어주며 마음을 보듬는. 작가는 우리 모두가 고요한 ‘낙원’을 품고 있으며, 그 낙원은 특별한 일이 없어도, 특별한 장소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런데 나는 그 낙원을 오빠랑 대화를 하면서 푼다. 아마도 내가 견디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한 히든카드라고 할까. 오빠랑 한참이나 수다를 떨고 웃고 어떨 땐 울고 하다 보면 그사이에 맺힌 게 확 내려앉는다. 다시 나로 돌아가야 할 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해결해가야 하는지. 내 안에 있는 내가 그걸 안다. 하지만 굳이 오빠에게 전화하는 이유는?
난 강한 T이고 오빤 강한 F임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하는 이유는, 진짜 힘듦을 함께 나누었기에 ‘공감’이라는 뭉게구름이 오빠 안에도 내 안에도 쌍둥이처럼 자라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친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나도 두 아이를 낳아 키우지만 정말 희박하다. 아마도 전생에 막역한 사이였지 싶다. 무튼 오빠와의 대화는 나를 한껏 가볍게 만들어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 준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거,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혼자 아프지 않기를 바라요.”
난 소소히 엄살 부리는 것은 별로로 여긴다. 하지만 진짜 아플 때는, 그게 마음이든 육체든, 내가 나서는 것 같다.
실험실 정리하다 다친 박사생. 안 다쳤으면 얼마나 좋았을지. 4 바늘의 봉합으로 인해 한참을 애먹을 거다. 그래도 인대가 안 다친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래저래 아파서 한참을 고생 중인데, 이거라도 빨리 낫기를 바라본다.
또한, 급성 앙카혈관염이라는 희귀병으로 지금 투병 중이신 스승님. 난 철없는 아이처럼 톡을 한다. 오늘은 한참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애마에게 인사를 건네보라고. 그리고 혼자 심심할 테니 스승님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라고. “내가 곧 너를 타고 돌아다녀 줄게” 하면서 주문을 외우라고. 집에 있는 화장대 위의 장신구들을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옮겨주라고. 한쪽에만 세워둬서 한쪽만 보았으니 얼마나 힘드니 하면서 바꿔주라고. 누가 보면 웃을 거다. 뭐 하는 거냐고. 하지만 이런 게 그래도 스승님의 입꼬리를 올릴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난 또 한다.
누군가는 공감을 하지 못해서 표현을 못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표현을 어찌하는지 어색해서 못 하는 이가 있다. 그럴 때 거창함은 필요 없다. 그냥 내 마음의 소리를 밖으로 내보내주면 된다.
간병하는 보호자에게 "힘내요"라는 말보다는, “다른 이들 놀러 가고 운동 가고 맛난 거 먹느라 정신없는데 속상하지? 근데 세상사 돌고 도는 거니, 대신 넌 편의점에서 제일 맛난 거 사 먹어. 아니다, 내가 카톡 선물 하나 할게.” 이런 건 어떨까.
내가 그랬었다. 2년 다이어트를 했던 내가 간병을 하면서 운동도 안 하고, 막 먹고 덜 움직이니 살이 붙었다. 그러다 네이버 운동밴드에 들어가 보면 나랑 같이 산에 올랐던 이들은 오늘도 산에 가고 있고. 어떤 이는 헬스장에서 열심히 기구를 들고 있다. 어떤 이는 해수욕장에서 거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처음엔 ‘그렇지 뭐’ 했다. 하지만 이게 쌓이고 쌓이고 쌓이면서 우울이 오는 듯했다. 속은 너무 힘든데 표현은 못 하겠고. 그러다 방법을 찾았다.
간병하는 동안은 엄마에게만 올인. 우리 집 애들은 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패스(그때 초등학생이었음). 그리고 대구 집에 오면, 그땐 병원의 엄마는 오빠에게 맡겼으니 집과 직장일에 올인. 그러니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래서 맛난 것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하니 다시 병원에 돌아가면 엄마에게 최선을 다할 힘이 생겼다.
하지만 오빠는 병원에서도 엄마, 직장과 집에서도 엄마. 그래서 집에서는 오빠를 ‘성난 빨간 눈토끼’라는 별명이 붙었단다. 소소한 일에 열내고, 내리 걱정거리에 눈은 충혈되어 있어서. 집에 있는 언니와 조카들이 오빠의 눈치를 본다고. ㅠㅠ.
혼자 아프게 두지 않으려면, 내가 아프지 않아야 한다. 그때 난 절실히 깨달았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나는 내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비로소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 반복되는 삶에 낙담했던 이들에게,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다시 걷기 위한 에너지를 건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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